안경회사나 한번 해볼까?
나의 회사 the I vision의 시작은 미국에서 안경 다리를 똑 부러뜨린 10년도 훨씬 더 된 그 날 아침의 기억에서 시작됩니다. 아마 여느때처럼 화창한 날이었겠지만 기억속의 그날이 구름끼고 잔뜩 우울한 회색빛인건 뭐, 그닥 즐겁지 않은 기억이어서겠지요?
그날 아침, 평소처럼 아무데나 안경을 벗어놓는 나쁜 습관대로 소파의 팔걸이위에 안경을 벗어놨다가 손으로 쳐서 떨어뜨리고는 “어, 내 안경” 하면서 벌떡 일어나다가~~!! ㅠㅠ
진달래도 아닌 것을 살포시 즈려밟게 되었던 것이지요.
찌그러진 금테안경을 집어올리자 한 다리가 흔들거리다가 툭 떨어져나갔습니다. 내 다리가 떨어져 나가는 것같이 마음이 아팠던 것이 미국오기 얼마 전에 새로 맞춘 안경이었거든요.
안경이 없으면 일상생활에 적잖은 지장을 받기 때문에 동네 안경점을 찾았습니다.
친절한 아저씨가 친절한 얼굴로 먼저 검안을 하랍디다. 근데 검안비 50불!!! (한국은 안경점에서 검안할 때 돈을 받지 않지요. 최첨단 컴퓨터 검안기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검안에 돈이, 것도 50불이나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에 깜짝 놀랬습니다. )
예산을 초과할 것 같은 예상이 들어 초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나의 예산은 한국에서처럼 100불이하였고 그 돈으로 세련된 미국산 안경을 한 번 써보리라는 야심찬 포부를 가지고 안경점문을 힘차게 밀어 제쳤더랬으니 말입니다.
싸고 가벼운 안경을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아저씨가 싼 가격에 비해 잘 만들어졌다며 추천한 것이 타이완제로 100불이었습니다. 예산이 100불인데 검안비 50불, 테만 백불!
렌즈값이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날 새 안경을 위해서 200불이 훌쩍 넘게 들었습니다.
미국의 안경값은 왜 이렇게 비싼 것일까요? 한국과 비슷한 안경테에 비슷한 렌즈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안경을 하면 세 배 가까운 돈이 들어갑니다.
유통과정의 문제일까요? 아니면 안경점 운영이 고수익 업종에 들어가는 것일까요? 그도 아니면 비싼 인건비 때문일까요?
동생이 더 늦기 전에 창업을 하겠다고 잘 다니던 애경에 멋지게 사표를 던지고 나오면서부터 사업 아이템에 대한 우리의 고민은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2년 동안 많은 계획을 세웠고 사업성을 검토하며 수많은 교육을 받았지만 내 옷같이 몸에 맞는 그런 아이템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문득 외국에 있다보면 겪게되는 안경에 대한 공통된 경험을 떠올리게 됐고, 경험이 밑바탕이 되어 재외 한국인을 위한, 나아가서는 합리적이지 못한 안경값으로 고민하는 외국의 서민들을 위한 안경제작 사업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안경에 대해 뭘 좀 알아서 시작하게 되었냐구요? 물론 아닙니다...코 위에 걸쳐진 안경을 그저 안경으로만 알 뿐인 대부분의 안경잡이들처럼 20년을 넘게 안경을 썼지만 우리에게도 안경은 안경일 뿐이었습니다.
그 안경을 그냥 명사 안경이 아닌, 속사정까지 낱낱이 꿰어 ‘내게로 와서 꽃이 된 안경’이 되게 하기까지 맨땅에 맨머리로 피터지게 헤딩 또 헤딩을 한 사정은 말로 다 못 할 지경이지요.
이 블로그를 통해서 안경에 관한 상식과 우리의 맨땅 헤딩 스토리, 그리고 인생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눠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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